오랫동안 암 연구의 "성배"로 여겨져 온 MYC 유전자를 표적하는 새로운 약물, PMR-116에 대한 세계 최초 임상시험이 곧 시작됩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와 캔버라 보건 서비스가 주도하는 이번 임상시험은 현재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MYC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MYC는 우리 몸의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중요한 유전자입니다. 하지만 암에서는 이 MYC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암세포의 무한 증식을 부추깁니다. 약 70%의 모든 암이 이 비정상적인 MYC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MYC가 과도하게 발현되는 암은 대개 매우 공격적이고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MYC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일반적인 암 유전자들과 달리 특정 돌연변이보다는 다른 암 유발 인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MYC는 암세포의 병태생리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종양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까지 억제하여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MYC가 암의 발생과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까지 MYC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은 임상에서 승인된 적이 없었습니다. MYC는 그 구조가 매우 불규칙하여 직접 표적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약물 개발이 불가능한(undruggable)" 대상으로 여겨져 왔죠.
PMR-116: 기존 MYC 치료 접근 방식과의 차이점
기존의 많은 암 치료제들이 MYC를 직접적으로 표적하려 시도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MYC 단백질의 불규칙하고 유연한 구조 때문에 약물이 안정적으로 결합하여 효과를 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 같은 존재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표적하는 방식은 부작용이 크거나 효과가 미미하여 임상에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신약 PMR-116은 MYC 자체를 직접적으로 표적하는 대신, MYC 단백질의 하위 경로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구체적으로는 MYC가 암세포에서 활성화시키는 **리보솜 생합성(ribosomal biogenesis)**이라는 핵심 과정을 방해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막습니다.
이러한 간접적인 접근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MYC가 통제하는 핵심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MYC를 직접적으로 제어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얻으면서도 직접 표적의 어려움과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 특정 건물을 직접 부수기 어렵다면, 그 건물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망을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ANU의 연구팀이 Pimera Therapeutics와 협력하여 개발한 PMR-116은 전임상 연구에서 다양한 암종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약물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MYC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됩니다.
"바스켓 임상시험"으로 효율을 높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바스켓 임상시험(basket trial)"**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특정 암 종류(예: 유방암 환자만)를 기준으로 환자를 모집하는 대신, MYC 단백질에 의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다양한 유형의 암 환자들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마크 폴리조토(Mark Polizzotto) 교수는 "이 임상시험은 치료하기 어려운 암에서 충족되지 않은 임상적 필요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각 암 유형별로 개별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MYC라는 공통된 암 유발 요인을 가진 환자들이라면 암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이번 임상시험은 캔버라 병원, 빅토리아주의 피터 맥칼럼 암 센터, 시드니의 세인트 빈센트 병원 등 호주 전역의 주요 암 센터에서 진행됩니다. 표준 치료법이 더 이상 효과가 없는 환자들 중 MYC가 암의 원인으로 밝혀진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연구팀의 목표는 암의 핵심 동인을 표적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더 빨리 제공하는 것입니다. PMR-116이 MYC-driven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줄평: 오랫동안 난공불락이었던 MYC 암 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간접 표적 접근법이 난치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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