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임상시험 실패의 잔혹함이 유난히 선명했던 해였습니다. 특히 신경계(치매·정신질환 등)에서 “좋아 보이던 생체지표(바이오마커)”가 환자에게 의미 있는 임상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며 대형 좌절이 이어졌습니다.
2025년 대표 실패 5건을 바탕으로, 무엇이 실패였는지(팩트), 왜 더 아픈 실패였는지(사업·전략적 후폭풍), 그리고 다음 임상에서 무엇을 더 보게 되는지(교훈)를 정리했습니다.
🧭 먼저,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임상 실패’의 핵심 포인트 3가지
1) “바이오마커가 좋아졌다” ≠ “환자가 좋아졌다”
치매/정신질환에서 특히 흔합니다. 혈액·뇌척수액·영상 지표가 움직여도 인지·기능·증상 점수가 개선되지 않으면 실패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2) 2차 지표(PFS 등)에서 무너지면 ‘전체 프로그램 종료’까지 간다
암에서는 ORR(반응률)이 좋아도, PFS(무진행생존기간) 같은 핵심 지표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못 만들면 개발 중단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큽니다.
3) 실패는 과학만이 아니라 ‘파트너십·현금·신뢰’까지 동시에 흔든다
공동개발 파트너 이탈, 구조조정, 인수합병(사실상 정리)까지 연결되면 그 실패는 “임상 결과 이상의 사건”이 됩니다.
1) 🧨 TIGIT의 저주: iTeos ‘belrestotug’ 좌절 → 회사 정리(사실상 종료)
무슨 일이 있었나
iTeos와 GSK가 공동 개발하던 TIGIT 항체 belrestotug는 NSCLC 등에서 한때 기대를 모았지만, 후속 데이터에서 PFS(무진행생존기간)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결국 양사는 프로그램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왜 더 아픈 실패였나
- TIGIT은 이미 여러 대형사가 연달아 고전해온 표적이라 “이번엔 되나?”라는 상징성이 컸습니다.
- 파트너(GSK) 이탈은 곧 자금·개발 동력의 급격한 약화를 의미했고, iTeos는 전략적 대안 모색 → 결국 매각/정리 수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초보자 관점 한 줄 해설
“반응률이 좋아도 PFS가 안 받쳐주면, 항암 개발은 멈출 수 있다”가 2025년에도 재확인된 사례입니다.
2) 🧩 치매의 ‘바이오마커 함정’: Alector–GSK ‘latozinemab’ 3상 실패 → 대규모 감원
무슨 일이 있었나
Alector와 GSK의 latozinemab(AL001)는 progranulin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FTD(전측두엽 치매)를 겨냥했지만, 3상(INFRONT-3)에서 progranulin 수치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음에도 질병 진행을 유의하게 늦추지 못했다고 보고됐고, 프로그램은 중단됐습니다.
왜 더 아픈 실패였나
- “기전이 맞는 것처럼 보이는 바이오마커”가 실제 임상 혜택으로 연결되지 않는 신경퇴행성 질환 개발의 구조적 난제를 드러냈습니다.
-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의 큰 폭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초보자 관점 한 줄 해설
치매·신경계는 “표적에 맞게 약이 작동했다”는 증거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 환자 기능·증상이 핵심입니다.
3) 🧪 GLP-1의 확장 한계가 드러난 순간: Novo Nordisk ‘세마글루타이드’ 알츠하이머 3상( EVOKE/EVOKE+ ) 실패
무슨 일이 있었나
Novo Nordisk는 경구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로 알츠하이머병을 겨냥한 대형 3상 EVOKE/EVOKE+를 진행했지만, 발표된 결과는 바이오마커 개선 신호는 있었어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쪽으로 정리됐습니다.
왜 더 아픈 실패였나
- GLP-1 계열은 비만·당뇨를 넘어 심혈관·신장·염증·신경계까지 “만능 확장” 기대가 컸는데, 이 결과는 확장 전략의 상한선을 시장에 각인시켰습니다.
- 신경계에서의 성공은 다른 질환 매출 성장 스토리까지 자극할 수 있었기에, 실패의 상징성이 컸습니다.
초보자 관점 한 줄 해설
“기대가 큰 플랫폼일수록, 신경계 3상 결과는 산업 전체의 ‘온도’를 바꾼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4) 🌩️ ‘승인 약’도 임상에서 미끄러진다: BMS ‘Cobenfy’ 조현병 보조요법 3상 실패 + 알츠하이머 정신증 임상 지연
무슨 일이 있었나
BMS의 Cobenfy(xanomeline + trospium)는 조현병 치료에서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았지만, 비정형 항정신병약에 ‘추가’로 쓰는 보조요법(ARISE) 3상에서 주요 평가변수(PANSS 변화)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회사가 발표했습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정신증을 겨냥한 ADEPT-2는 일부 사이트에서의 임상 수행(실행) 관련 irregularities가 발견돼, 데이터 처리 및 추가 모집 등으로 일정이 뒤로 밀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왜 더 아픈 실패였나
- ‘승인된 약의 확장’이 흔히 더 안전한 성장전략처럼 보이지만, 보조요법(add-on) 임상은 구조적으로 난도가 높아 기대 매출(블록버스터 시나리오)를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 사이트 이슈는 결과와 별개로 운영 신뢰(quality)를 건드려 일정·비용·투자심리를 동시에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5) 🩸 겸상적혈구병(SCD)의 높은 장벽: Pfizer ‘inclacumab’ 3상(THRIVE-131) 실패 + 손상차손(impairment) 언급
무슨 일이 있었나
Pfizer는 겸상적혈구병에서 P-selectin 억제 항체 inclacumab을 3상 THRIVE-131에서 평가했지만, 회사 발표에 따르면 48주 동안 VOC(혈관폐쇄발작) 감소라는 1차 목표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왜 더 아픈 실패였나
- inclacumab은 GBT(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 인수 이후 파이프라인 맥락에서 주목받았고, 3상 실패는 사업개발(BD) 판단력 논쟁을 더 키우는 재료가 됐습니다.
- Pfizer는 관련해 재무적 손상(impairment)까지 언급하며, 실패가 단순한 과학 이슈를 넘어 회계·포트폴리오 재정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2025년 임상 실패가 던진 ‘현실적 체크리스트’
- 첫째, 신경계 임상은 “작동 증거”보다 “임상 의미”가 훨씬 무겁습니다. 바이오마커의 개선은 필요조건일 수 있어도, 충분조건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 확인됐습니다.
- 둘째, 파트너십은 임상 결과에 즉각 반응하며, 그 후폭풍은 조직(인력)과 자본(현금)으로 전이됩니다. 2025년 사례들은 “임상 실패 → 파트너 이탈/구조조정/정리”의 속도가 매우 빠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셋째, ‘빅파마도 예외 없다’는 점이 투자·개발 전략을 더 냉정하게 만듭니다. 승인 약의 적응증 확장도, 대규모 3상도, 운영 이슈도 모두 리스크입니다.
💡 한줄평
2025년의 임상 실패들은 “바이오마커의 설득력”보다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결국 승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가장 잔인하게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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