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제국의 언어를 다시 읽다
로마 제국은 약 2,000년 전부터 수많은 비문을 남겨왔습니다. 황제의 명령, 시민의 기념, 군사의 제사 등 다양한 내용이 돌이나 금속판에 새겨졌으며, 오늘날까지 17만 개 이상의 라틴어 비문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문들 중 다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분적으로 파손되거나 문자의 일부가 완전히 소실되어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고전학자들은 유사한 비문을 찾아 비교하며 이를 복원해 왔지만, 방대한 데이터와 제한된 인력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 Aeneas의 등장: 비문 연구의 인공지능 조력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oogle DeepMind와 유럽의 고전학자들이 공동 개발한 AI 모델 Aeneas가 소개되었습니다.
Aeneas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기능을 수행합니다.
- 결손된 라틴어 문장 복원
- 비문의 작성 시기(연대) 예측
- 작성된 지역(로마 제국 내 62개 지방) 추정
Aeneas는 총 17만 6천여 개의 비문 텍스트와 이미지 중 일부를 학습하며, 이미지와 문자를 함께 활용하는 멀티모달 신경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손상된 글자 수를 알 수 없는 구간까지 자연스럽게 복원할 수 있는 기능은 기존의 어떤 모델보다 실용성이 뛰어납니다.


🧪 실험으로 본 성능: AI와 인간 전문가의 협업
연구팀은 고전 비문 분야의 전문가 23명과 함께 세 가지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전문가 혼자 수행
- Aeneas가 제공한 유사 비문(parallels) 활용
- Aeneas의 예측 결과까지 함께 사용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작업 | 전문가 단독 | Aeneas + 전문가 | Aeneas 단독 |
| 복원 정확도 (오차율) | 39% | 21.4% | 23.1% |
| 지역 추정 정확도 (Top-1) | 27% | 68.3% | 66.7% |
| 연대 추정 평균 오차 | 31.3년 | 14.1년 | 12.8년 |
Aeneas는 단독으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지만, 전문가와 함께할 때 복원·추정 정확도가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Aeneas가 제공한 유사 비문이 해석의 방향을 넓히고 연구 자신감을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 사례 1: 아우구스투스의 자서전 비문 분석
Aeneas는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직접 남긴 자서전 비문인 **〈Res Gestae Divi Augusti〉**를 분석하는 데도 활용되었습니다.
이 비문은 수많은 연도, 인명, 제도 등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작성 연대를 추정하기 매우 어렵지만, Aeneas는 이 텍스트를 기원후 10~20년 사이로 정확하게 예측하였습니다.
Saliency map 분석에 따르면, 모델은 고유 관직명이나 고대 라틴어 철자의 형태, 특정 건축물(예: 아우구스투스 평화제단)에 주목하고 있어 인간 전문가와 유사한 인식 기준을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 사례 2: 독일 마인츠의 제사 비문과 맥락 분석
211년에 마인츠에서 발견된 비문(CIL XIII, 6665)은 특정 여신에게 제사를 지낸 로마 군인이 남긴 것이며, Aeneas는 이와 형식·내용이 유사한 197년의 또 다른 비문을 자동으로 연결해냈습니다.
놀랍게도 이 두 비문은 고고학적으로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미 보고된 사례이며, Aeneas는 이미지나 공간 정보를 몰라도 언어적·문화적 유사성을 기반으로 연결에 성공하였습니다.

🧭 결론: AI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Aeneas는 단지 손상된 비문을 복원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 유사 비문을 통해 문맥 기반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 전문가와 협업해 정확도를 극대화하며,
- 고고학·언어학·역사학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Aeneas는 현재 누구나 사용 가능한 🔗 웹 인터페이스로 공개되어 있으며, AI가 인문학의 동반자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줄평
AI가 해석하는 고대의 흔적은, 인간의 역사 이해를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참고문헌 : DOI: 10.1038/s41586-025-09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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